그리스 아테네 하면 아크로폴리스의 파르테논 신전이 유명하고 고대 서양 문화, 문명, 예술의 발상지 이미지가 강하지만 사도 바울이 복음을 전해 준 이후에는 복음이 지금까지 훨씬 더 큰 영향력을 발휘했습니다. 그리스에서 복음은 겨자씨가 자라서 큰 나무가 되고, 누룩이 가루 서말 속의 반죽을 부풀리는 것처럼 나라와 민족을 변화시켰던 것입니다. 

  우리는 데살로니가에서 칼라바카의 메테오라로 가려고 했지만, 네비게이션의 고장으로 메테오라로 직접 가지 못하고 이정표를 따라 베뢰아로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거기에서 지도를 사 가지고 메테오라로 가기로 한 것입니다. 높지 않은 산 중턱에 위치한 작은 도시 베뢰아를 보면서, 데살로니가에서 유대인들의 핍박으로 피신할 수 밖에 없었던 바울을 맞이해서 "데살로니가 사람들보다 더 너그러워서 간절한 마음으로 말씀을 받았던 베뢰아 사람들"을 만나보게 하신 주님의 인도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베뢰아에서 나와서 그리스 사람들이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정교회 수도원이 있는 칼라바카에 있는 메테오라로 향했습니다. 가도 가도 산 밖에 없는 깊은 산 중에서 드디어 바위산 꼭대기에 지은 중세 수도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세상을 떠나 바위 꼭대기에서 기도하였던 수도사들의 순수함, 열정에 감동이 되면서도 교회가 세상 속에서 소금과 빛의 역할을 하기보다 세상으로부터 도피하려 하는 위험성을 동시에 보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메테오라에서 나와서 바울이 일년 육개월을 머물며 복음을 전했고, 가장 긴 편지를 써 보냈던 고린도로 향했습니다. 바울사도는 아덴에서 먼저 전도하고, 고린도로 향했지만, 우리는 자동차로 그리스 중부를 가로질러 고린도를 먼저 들렀습니다. 고린도는 구 고린도와 신 고린도로 구분됩니다. 구 고린도에는 사도 바울 기념 교회와 고대 유적지들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1900년대 초에 헝가리 건축가에 의해 에게해와 이오니아해를 관통한 고린도 운하를 보고, 마지막 목적지인 아덴에 도착했습니다. 고린도에서 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었습니다.

  아덴에서 내게 인상 깊었던 것은 무슨 파르테논 신전과 같은 고대 유물, 유적지를 본 것이 아니라 바울이 복음을 전했던 아레오바고 언덕에 서 본 것과 곳곳에 세워진 교회들, 특히 천 년 이상된 교회를 보게 된 점입니다. 바울이 성령의 인도로 마게도니아와 아가야 지방으로 향했던 발걸음이 그리스와 서양의 역사를 바뀌게 했다는 사실 앞에 우리가 오늘 어떻게 해야 할 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