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민족이라는 한국에서도 어느 때부터인가 다인종 사회가 되었다. 산업 일꾼으로, 혹은 농촌 총각들의 아내로 들어오기 시작한 다문화가 이제는 사회일반적인 일이 되어버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에게 무관심한 듯 하다. 그러나 한국인의 대부분은 어느 지역에 가면 다문화 사람들이 몰려다니며 자기 나라 말로 떠들고 그 나라 음식점까지 많이 생긴다며 장차 문제가 될 거라고 눈살을 찌푸리기도 한다.

한 편 다문화 사람들을 접해보면 그들의 대부분도 한국에는 별 관심이 없다. 남의 나라지만 돈 많이 벌어서 한국인 못지않게 잘 살려고 하는 마음이거나 또는 돈이 모이면 자기 나라로 돌아가려고 하는 사람도 있다.

미국에 와서 살면서 보니 이곳의 한국인도 한국의 다문화 사람들과 똑같은 양상으로 살고 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이곳의 한국인도 미국이나 지역 사회에 별 관심이 없고, 자기 사는 일에만 집중하고 있다. 한마디로 자기 이익만 취하면서 살고 있는 것이다. 이곳의 미국인들도 우리에게 적당히 무관심한 듯한 것도, 마음 속에서 하는 차별도 비슷하다. 어쩌면 지금쯤 미국인들도 자기들끼리 우리를 보고 눈살을 찌푸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앨라배마와 조지아 주에는 한국 기업들이 많이 들어와 있다.  이 지역에는 한국 기업의 이름으로 도로 이름까지 있을 정도다.

한국 기업들을 중심으로 한국인들이 많이 일하고 있는데 우리는 과연 이 지역 사회에서 얼마나 참여하고 있으며, 현지인들에게 긍정적 시선을 받고 있을까를 생각해 보면 걱정이 앞선다.

어차피 우리가 미국 사회에서 살아가려면 우리도 지역 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야 한다.

개인들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사회라는 큰 틀 안에서 개인의 단위로는 큰 힘이 되지 않는다. 지역 사회에서 한국인의 이미지를 좋게 하고 현지인과 어우러져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려면 큰 기업이나 교회가 앞장 서줘야 한다.

안타까운 것은 한국의 대기업과 협력업체가 많이 들어와 있으나 지역사회에 행사나 큰 일이 있을 때 한국을 대표할 만큼의 기부금을 쾌척한다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인사 치레 정도의 기부금으로는 이방의 한국을 드러낼 수 없다. 이럴 때 부자도 아닌 개인이 더구나 이민 온 한국인이 기부하면서 산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기업은 이 지역에서 한국을 대표하고 있고 이익을 창출하고 있으니 그 이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무엇보다 기업의 긍정적 이미지 부각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 아닌가 싶다

교회는 앞장서서 사회에 봉사하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이 본분이기도 하다. 더구나 이민 교회는 지역사회에서 큰 역할을 해내야 하는 특별한 사명감이 있는 것이다.

어쩌면 미국인들은 지켜보고 있는 중일지도 모른다. 한국의 대기업은 이 지역에서 사업을 하면서 어떻게 하는가를, 또 어느 새 웬만한 현지 미국인 교회 규모를 능가하는 한국인 교회는 이 지역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시하고 있을 것이다.

기업과 교회, 개인이 모두 계속 우리의 이익에만 치중하고, 한국어를 쓰고 한국 음식을 먹으며 우리끼리 몰려다니는 모습을 보며 그들은 마음 놓고 이질감을 느낄 것이다. 또한 대체로 좋은 지역에만 살고 깨끗한 차를 가진 한국인을 미국인들이 미워하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우리가 다각적으로 노력하지 않는 한 그들과의 거리는 좁혀지지 않을 것이다.   

교회는 하나님의 뜻 안에서 지역 사회와 가난한 이웃을 위해 노력하는 진정한 선교를 하고 기업은 현지의 특성에 맞게 지역사회를 위해 좀 더 노력했으면 좋겠다. 그런 노력이 없으면 우리는 언제까지 아웃사이더로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미국인들은 묻고 있을지 모른다.

우리나라에서 이익만 취하고 물에 기름처럼 겉도는, 작고 펑퍼짐하게 생긴 너희들은 대체 누구냐.